3/ 카툰은 아니메보다 퀄리티가 낮다?
당신은 '애니메이션의 원조'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아마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는 디즈니일 것이다.
디즈니의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다. 2008년 LA 타임스에서 실시한 시장조사에 따르면 미키 마우스의 인지도는 97%로, 이는 산타클로스보다도 높은 수치다. 1928년 증기선 윌리와 함께 데뷔한 미키 마우스의 저작권 만료날짜를 디즈니가 몇십 년은 더 미뤘을 정도로(..) 미키 마우스라는 캐릭터가 디즈니에게는 현재까지도 그 명맥을 잇게 하는 초석과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아마 당신은 태어나서 한번쯤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봤을 것이며, 설령 보지 않았더라도 각각의 이름을 들으면 디즈니가 각색한 모습들로 그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디즈니의 역사가 100년이 넘은 현재로서 일본의 애니메이션 시장 자본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지언정 디즈니라는 절대적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
미국(2024) | 132,930 (백만 달러) |
중국(2024) | 26,360 (백만 달러) |
일본(2022) | 29,277 (억 엔) |
2024년 미/중/일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 (출처: 2024 애니메이션 산업백서)
다만 요즘 '미국 애니메이션'이라는 이미지는 우리가 기억하는 디즈니와 차이를 보인다. 고전 디즈니가 부드럽고 섬세한 수작의 정점을 보여주었다면 현재 미국에서 주로 소비되는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소위 카툰)은 오히려 투박하고 과장된 모습을 보인다. 이에 반해 애니메이션의 역사가 비교적 미국보다 짧은 일본은 갈수록 높은 퀄리티와 디테일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기술이 퇴보하고 있기 때문일까? (설마)
정답은 모두 '아니오'다. 1. 미국 애니메이션의 스타일은 갑자기 투박해진 것이 아니고 2. 일본의 애니메이션 역사가 짧다고 볼 수도 없으며 3. 미국의 기술이 퇴화한 것도 아니다. 이는 기술력의 문제가 아닌 각국 애니메이션 시장 배경의 차이에 있다.
미국의 애니메이션, 카툰(CARTOON)은 외형적으로 단순하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비해 신체구조가 더욱 데포르메 되어 있고 비현실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런 단순함에는 이유가 있다.
먼저 장르를 살펴봐야 한다. 미국 TV 방영 애니메이션의 주 장르는 코미디다. 이는 미국 애니메이션이 지금까지 걸어왔고 추구하던 가치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12가지 원칙에서도 움직임의 데포르메이션, 표정과 물체의 반동 등 현실보다 과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애니메이션은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애니메이션 자체의 특색을 살리는 장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더불어 코미디라는 장르를 위해 등장인물들을 더욱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연출했고, 이러한 경향은 현재에도 드러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디즈니의 고전 작품들과 크게 대비되는데, 예를 들어 프린세스 시리즈에서는 거의 모든 장면을 로토스코핑과 실제 모델을 활용해 완벽할 정도로 현실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슬슬 헷갈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같은 서양 애니메이션임에도 이런 차이가 나는지, 서양 애니메이션에서 파생된 아니메는 왜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게 되었는지.. 에 대한 답은 다음 글에서 직접 연표 비교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출처:
https://biz.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4/01/03/PPHOG3XIWJC3ZCOLMIVD2UR5AE/
https://www.thegibsonreview.com/blog/disney-through-the-years-the-1940s